강한 여자, 맞서 싸우는 여자, 끊임없이 달리는 여자. 영화감독 연정은 늘 그런 여성들을 찍고 싶었고, 여자가 나오는 액션영화를 꿈꿨다. 하지만 10년 동안 영화를 찍지 못했다. 시나리오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던 어느 날, 연정은 홀린 듯 주짓수 도장으로 향한다. ‘온몸으로 돌파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던 야심과는 달리, 연정의 몸은 타인의 접촉에 얼어붙고 통제력을 잃기 일쑤다. 연정은 단 한 번도 스스로의 몸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매트 위에서의 반복적인 패배와 짓눌림 속에서 연정은 비로소 숨겨온 진실을 마주한다. 그녀가 집착했던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는 사실 어떤 기억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내면의 갈구이자,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의 결과물이었음을.
〈리커버리〉는 단순히 주짓수를 배우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타인에게 맡겨두었던 자신의 몸을 탈환하려는 투쟁의 기록이다. 연정이 그토록 만들고 싶어 했던 ‘액션’은 화려한 카메라 워킹이 아닌, 공포에 질렸던 자신의 몸을 스스로 일으켜 세우는 바로 그 순간에 있음을 영화는 증명한다.